북경중앙미술학원 출신의 감성빈 작가는 사람의 감정이 오롯이 담겨 있는 조각으로 시작해 회화 작업으로도 그 영역을 넓혀 작업하고 있다. 작가는 인간의 감정 중 특히 슬픔에 주목한다. 그의 조각과 회화의 인물들에 유독 시선이 가는 이유는 얼굴이 아니라 몸의 제스처 때문이다. 잔뜩 풀이 죽어 어깨가 움츠러든 모습, 서로의 몸에 의지해 간신히 서 있는 듯한 그 형상들은 일반적인 조각에서의 얼굴이 하는 역할 이상으로 슬픔이라는 감정을 환기시켜 관람객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건드린다. 이상하게도 슬픔을 묘사하는 작가의 작품에 위로와 위안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결을 하나하나 다듬어 완성한 작가의 손길이 그 어떤 한 마디의 말보다도 순수하고 진실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