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와 도쿄에서 영화와 사진을 전공한 이현준은 도시와 건축의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그의 사진이 묘한 것은 그의 작품 속에서 건물이 사람보다 더 강한 존재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처음 작가는 도시의 재개발과 철거로 인해 곧 사라질 공간이나 오래된 건물들을 기록하며 변화하는 도시의 흔적을 포착하는 작업으로 시작했지만, 그의 시선은 점차 사라지는 대상 자체에서 그 공간에 시간이 어떻게 겹겹이 쌓이게 되고, 그 시간이 사람의 기억 속에 어떻게 남는지로 이동했다. 현재는 도시의 사라짐을 애도하기보다 그 안에 축적된 기억을 응시하며 도시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유기체임을 보여준다. 외관상 그의 작업은 도시의 건물과 그 주변의 자연을 함께 담아내지만, 그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 장소가 지닌 공기와 감정, 그리고 그곳에 존재했던 사람들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