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으로 제주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는 강준석 작가는 탄탄한 드로잉과 폭 넓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묘하게 일치된 제주의 환상과 일상을 동시에 표현한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들을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에서 찾아내 표현한 그의 그림에선 일상적 장면이 비일상적인 장면으로 미끄러지듯이 넘어가고 관객들은 그 변화 속으로 빠져든다. 제주도의 따뜻한 기후 덕택인지 그의 그림에는 일년 내내 푸른 야자수의 푸른 색감이 많은데, 이 푸른 빛의 오름, 숯 속에서 토끼들은 춤추고 걸어다니며, 강아지는 말하고, 마술 피아노에서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제주의 이국적이면서도 일상적 풍경에서 발견해 낸 이러한 시적 풍경이 매혹적인 이유는 이것이 오롯이 강준석 작가만의 남다른 상상력과 맑은 서정성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