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수진은 무균질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배제된 타자들의 몸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에서 몸은 임신한 여성, 성모 마리아, 여성의 성기, 그리스 신화 속 스핑크스, 꽃을 품은 원생생물, 그리고 낯선 잡종체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하며 등장한다. 모두 명백히 페미니즘 담론을 관통하는 형상들이다. 결국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몸이란 남근이성중심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억압되고 은폐된 여성의 것이다. 한마디로 스텔라 수진은 여성의 몸을 우리가 ‘괴물’이라 여기고 밀어내는, 혹은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가 정의한 비체(abject), 즉 올바른 주체가 되기 위해 배척하고 추방해야 할 대상으로 제시하며, 이를 시각이미지로 구체화하는 자신의 행위를 지배규범에 균열을 일으키는 저항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