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떼어낼 수 없는 관계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죽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하다, 마치 그것이 우리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류예준 작가의 작업은 이 ‘보이지 않는 죽음’을 어렴풋한 이목구비를 지닌 ‘모리’의 얼굴로 형상화함으로써, 죽음을 만지고 바라볼 수 있는 어떤 실체로 우리 앞에 다시 놓는다. 이를 통해 작가는 죽음이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결국 도달하는 마지막 과정임을 일깨우고, 그래서 오히려 그 인식 속에서 삶이 가진 소중함과 밀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